직원 채용, 처음 면접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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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의 내용과 상관없는 내 사진.

 처음으로 어제 면접관이 되보았다. Interviewee만 늘 하다가 Interviewer가 되고 나니 참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설레었다.

 우리는 인도네시아 현지에 경력직 채용을 진행중인데, 인도네시아 대졸 신입사원의 월급의 최소 5배에서 10배 가까이의 월급을 줄 예산을 정해놓고 석유화학 트레이딩 분야의 슈퍼 경력직을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어제 면접을 본 사람은 여성 트레이더 였는데, 14년을 일한 분이셨다. 미쓰이상사에서 12년, 도요타 통상에서 2년 경력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분은 우리와 함께 일하지 못하게 되었다.

 첫 번째로 14년 경력 중에 10년은 Administration에서 일을 담당했고 실제로 Sales 경력은 5년 밖에 되지 않는다.

 두 번째로 Cover Letter를 보면서 이 분이 진행했던 루틴한 업무, 진행한 프로젝트, 실제 석유화학 트레이딩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해 많이 물어보았는데 맡은 프로젝트의 크기가 점점 작아졌다. 가령 미쓰이상사에서 Administration에서 Sales 파트로 직무를 옮기고 난후, Aromatic 제품이라고 분류되는 Para-xylene, MEG, Caparolactam 등의 제품을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다른 인도네시아 섬으로 판매하고, 물류를 어레인지 하고 Supplier, Customer 관리하는 일을 하다가 도요타 통상으로 옮긴 후 플라스틱 제품(ABS, Poly Propylene) 을 그저 일본 한 군데 업체에서 수입해서 한 업체에만 재고를 두고 판매하는 일로 바뀌었다. 10톤, 50톤 단위의 아주 소량만 판매하는 일로 경력을 생각해봤을 때 왜 그 직무를 맡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왜 시간이 지날 수록 매출기여가 작은 부분을 맡게 되었는지, 도요타 통상에 갈때는 월급을 엄청 올려서 갔을 텐데 왜 메인 아이템도 아니고, 신규 개발로도 보이지 않는 직무를 맡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대답이 횡설 수설이었다.

 세 번째로 기본적인 질문인 왜 이직을 해서 오고싶은지, 우리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지, 당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우리회사에 대해서 아는 것은 1994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는 내용이 전부였고, 왜 이직을 해서 오고싶은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기회를 이야기 했고, 강점에 대해서는 결국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낸다라는 내용과 협상을 잘 한다는 내용이었다.

 네 번째로 당신은 어떻게 당신이 한 일을 회사에 어필 하는가, 신규 제품을 개발할때는 어떻게 일을 시작할 것 인가를 물어보았다.

 이 대답에 대해서도 횡설수설이었다.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주 유창한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Interviewer가 되고 나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Interviewee 였을 때는, 알지 못했던 잘 보이지 않았던 나의 과거의 인터뷰를 볼때 모습들이 갑자기 선명하게 기억이 나면서 부족한 부분이 떠올랐다. 면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진행한 일이 없다면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다. 실제로 한 프로젝트가 없다면, 아무 이야기도 할 수 없다. 지어낼 수는 있지만 결국 듣는 사람들도 지어낸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회사의 Senior Manager를 뽑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와 현재 보스인 인도네시아 지사장이 함께 달성해야할 예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Senior Manager가 들어오면 그 만큼 회사가 투자하는 비용에 대해 손익분기점을 넘는 큰 목표를 잡을 것이고, 만약 일을 잘 못해서 실적이 없으면, 지급해야 하는 비용+ 높게 측정된 목표만큼 나를 포함한 다른 누군가가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입사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마찬가지지만 우리가 뽑으려고 하는 Senior Manager의 경우, 만약 함께 일을하게 될 경우 회사가 그 사람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똑똑한 사람을 뽑았으면 그 사람이 회사에게 무엇을 하자고 이야기 할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에 대해 궁금한 점은 무엇인지를 물어봤을 때 어떤 아이템이 메인 이냐고 물어봤던 것 또한 너무 실망스러웠다. 회사가 현재 직면한 어려운 문제가 무엇인지, 1994년 이후에 진행했던 큰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왜 석유화학 분야의 경력직을 뽑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이 궁금할 수 도있었다.

 이 전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해봤고, 옮기려고 하는 회사에서 가장 실행 가능한 프로젝트를 이미 생각해보고, 함께 할 경우 바로 어떻게 해서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는 것을 이야기 할지를 이야기할 수 있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직장을 이동하는 것은 커리어 점프가 될 수도있고, 연봉을 올릴 수도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장을 옮길 경우 회사도 개인에게 실망하고, 개인도 회사에게 실망하여 좋은 월급을 받으면서 시간을 낭비할 수 도 있다. 이 분의 경우, 미쓰이 상사에서 도요타 통상으로 월급은 올려서 갔겠지만, 맡은 일의 크기가 너무 작아 실제로 하는 일의 가치가 커리어 다운이 되었다고 본다.

 경력직으로 다른 회사에 조인한다는 것은 프로농구에서 용병과 같다고 본다. 용병은 KBL에 바로 투입되서 20점, 30점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흔히들 직장 이직 = 연봉, 커리어 업 으로 쉽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외국계 기업에 영어만 잘하고, 실제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수두룩 하다. 실제로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하고싶은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다면 연봉은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절대 어떤 회사던지 중점적으로 하려는 사업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일시적으로 돈은 좀 더 받을 지라도, 하는 프로젝트의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는 것은 굉장히 치명적이다. 더 적은 연봉, 더 안좋은 근무환경에서, 더 큰 프로젝트를 위해 간 사람이 더 좋게 보일 것이다.

 내가 무슨 커리어를 이야기 하겠느냐 만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점점 맡는 프로젝트의 크기가 커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10만 불 프로젝트에서 다음에는 100만불 프로젝트로, 1,000만불 프로젝트로 옮긴 사람에게 기회를 위해서 옮겼다고 생각이 든다. 연봉을 조금 줘도 일본 무대보다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고싶어한 오승환이 좋은 케이스라고 본다.

 정말이지, 직장인들 중에 나를 포함하여 스스로를 운동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 주어진 직무에 대해서 자기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하는 태도, 더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 등이 있는 사람이 결국 실제로 일을 할 것이다. 프로 운동의 세계에서 어느 고등학교, 어느 대학교, 부모님은 누구인지, 업계에 내가 아는 인맥은 누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장에서 득점을 하고, 팀을 이길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현재 인도네시아 우리 사무소에는 바로 내일 당장 경기에 투입 되서 득점을 하고, 우리가 시즌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할 수있는 동료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런 동료를 뽑고있다.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운동선수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 자꾸 무언가를 하자고 하는 사람들, 연말이 되면 내가 번 돈과 회사가 나에게 쓴 월급 및 비용들을 생각해보고 본인 스스로 평가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더 큰 프로젝트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영업 할당량에 불만을 갖지말고, 채울 생각을 해봐야 한다.

 오늘도 2개의 면접이 더있다. 사실 너무 설레는 일이고, 면접을 보는 과정이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다이나믹하다. 내 사업이라고, 내가 운영하는 회사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2명의 Candidate를 볼 것이다. 오늘 어떤 사람이 올지 너무 궁금하다. 누가 함께 일하는 팀원이 될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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