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일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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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최근에 산 중국산 VR입니다! 죄송..

최근에 회사일게 별개로 재밌게 했던 일이 하나가 있었다.

내 절친인 마르코와 대니얼의 친구인 조리스라는 친구가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취리히 대학교에서 졸업하고는 부야르라고 하는 친구와 창업을 했다. 그 조리스가 만든 회사는 Dividat 이라는 회사인데, 2주 전에 이 조리스라고 하는 친구가 한국 일 관련 부탁할 일이 있다며 대니얼을 통해 연락이 왔다. 스카이프로 1시간 30분동안 통화를 했는데, 갑자기 자기가 만든 제품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대뜸, 스카이프 영상통화로 디디알 같이 생긴 장비를 보여주면서 컴퓨터 상에 게임에 맞춰서 화살표를 제때 밟으면 “Perfect”, “Fantastic”, “Wrong” 뭐 이런 것이 뜨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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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는 저렇게 허접하게 생겼다.’ USB로 컴퓨터에 연결해서 소프트웨어 정품 키를 인증한 후에 설치하면 몇 가지 게임이 나온다.

디부심, 펌부심(디디알과 펌프)이 있던 나로써는, 속으로 ’20년 전에 플라스틱 돗자리가 같이 생긴 디디알 장비로 했던 게임이 더 재밌고 정교하다’ 라고 ‘뭐 이딴 게임을 만들었어’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반전이 일어났다. 이 장비는 일반 젊은 사람들을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85세 정도의 노인들의 균형감각 Data 관리를 위해서 만든 장비라고 한다. 저 장비로, Dividat 의 소프트웨어 설치 후에 게임을 하면 Data가 얼마나 노인들의 균형감각이 발전되었는지, 유지되는지, 안좋아졌는지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수익을 내는 것은 장비를 팔아서(장비는 대략 2,000유로 정도라고 함) 버는 것이 아니라 균형감각을 위해 게임을 한 후에 쌓인 데이터가 Value가 된다고 한다.

헬스케어, IT 가 아주 적절하게 조화되서, 고령화 시대에 아주 적합한 아이템이라고 느꼈다. 물론 이런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노인병원, 양로원, 병원 등으로 한정적이며, 사용할 수 있는 국가도 복지에 대해 예산이 많은 미국, 유럽(중에서도 북유럽, 서유럽 부자 나라), 일본, 중국 일부, 여튼 복지에 예산이 많은 나라 들이겠지만, 산업과 미래를 보고 만든 훌륭한 아이템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아이템 좋은 건 이제 알았고, 내가 어떤 일을 도와주면 되는지 Joris에게 물어봤더니, 독일 Frankfurt의 Messe에서 열린 의료기기 전시회에서 한국의 Apsun이라고 하는 업체가 Proto Sample을 요청해서 보냈는데 제품이 뭔가 잘못되어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케이블이 잘못되었을 수 있으니, 케이블을 좀 받아서 Apsun에게 좀 가져다주고 혹시 다른 부분이 뭐가 잘못되었는지 좀 알아봐 달라고 했다. 1시간 30분동안 신나게 설명을 하고(사실 30분은 설명하고, 1시간은 내가 너무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해서 사업에 대해서 물어봤다) 나서 케이블 전달이라니 좀 김이 빠지긴 했다. 유럽 사람들 답게 Payment를 줄테니 Invoice를 주겠다고, Bank Account랑 Swift 코드 등을 달라고 하길래, 한국 사람답게 그런 일은 친구로써 보상 없이 해주겠다고 했다.

어쨌든, 케이블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대니얼과 통화를 했다. 대니얼에게 “이 제품은 대박이다. 3~5년 내에 대박이 날 수있을 것 같다, 수익률을 내는 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이용자가 건강 개선을 위해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해서 쌓인 데이터라고 하는 점에서 너무 놀랐다고 얘기했더니, 대니얼이 웃으면서 이미 스위스에서는 너무유명해져서 미디어랑 신문, 잡지에 다 출현했고, 독일에서도 유명해져서 현지 Commercialization 된 단계는 아니지만 First Proto, Second Proto, Third Proto Type 테스트 중이라고 한다.

두 가지를 느꼈는데, 뭔가를 보고 너무 빨리 판단하면 안된다 라는 것과 좋은 것은 역시 누가 봐도 좋다 라는 점이 었다.

 어쨌든, 1주일이 지나고 Apsun에 찾아갔다.  Apsun은 매출 170억 정도 규모에 의료기기를 수백가지는 취급하는 것 같은 브로셔를 제작했고(물론 다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 만들고, 정보를 주는 책을 만든 다음에 실제로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수입하는 방식, 재고를 가지고 가지않음), 의사들이나 병원, 대학교 교수들을 상대로 장비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실제로 제품을 스타렉스에 큰 장비를 싣고가서,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목적으로 하는 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다. 역시 의사, 약사 등을 하는 영업은 까다롭기 때문에 직원과 담배를 피면서 얘기했는데, 연봉은 별로 높지 않아도 인센티브 방식이 엄청 높다고 한다. 이런일의 인센티브 등의 동기부여가 없다면, 실제로 영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역시 생각했다.

 어쨌든, 저 위의 사진은 도착하고 찍은 사진이다. 케이블을 바꿨는데, 여전히 안된다. 그래서 스카이프로 영상통화를 하면서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한 번 뜯어보기로 했다. Apsun은 A/S, 기술 팀이 있어서 와서 내 대신 해줄 수 있다고 해서 통역만 할 생각이었는데, Apsun기술팀이 한 시간은 있다가 돌아온다고 해서, 내가 해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원래 있던 손잡이를 분리하고 대략 40개 정도의 나사를 푼 후에 어디가 잘못되었는지를 부야르랑 처음부터 보기 시작했다.

문제는 가만히 가운데에 서있으면, 당연히 아무 것도 반응을 안해야 하는데(화살표를 밟지 않으면), 어딘가 잘못되었는지, 가만히 있어도 Wrong이라는 단어가(마치 눌른것 처럼) 계속 뜨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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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분리해서 봤더니 전선이 안에 들어가있어야 되는데, 빨간 선이 나와있던게 문제였다. 그래서 칼로 검은색 플라스틱을 칼로 자른담에 이쁘게 넣고, 다시 재조립했더니 잘된다! 짠! 비록 총 4시간 동안 문제를 찾는다고 힘들었지만(괜히 공짜로, 한국스럽게 친구로써 해야할 일이라고 해서 무급으로 일한게 조금 후회됬지만), 어쨌든 굉장히 뿌듯했다. Apsun에 담당자가 수고했다고 밥이라도 먹고 가라는데, 시간이 이미 9시여서 너무 늦어서 집으로 안먹고 가겠다고 했다.

 사실, 나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공대생과는 전혀 무관하게 이런 손재주가 없다. 어렸을 때, 전구가 고장나면 엄마가 고칠때까지 가만히 두고, 문을 약간 열고 샤워를 하고 만족하며 사는 그런 기계, 망치, 톱, 플라이어 이런거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 사람이었다.

 근데, 위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는 뭐에 홀린듯이, 될때까지 다른 방식으로 실험을 계속했다. 물론, 기본적인 Bujar의 Instruction에 따라 움직였지만,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면, Apsun A/S팀이 왔어도, 해결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Apsun A/s팀이 고친다고 해서 보상도 없을 거고, 자기가 해야할 의무도 없다)

 어쨌든, 가벼운 마음으로 Joris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는 집으로 왔다. 내 역할은 마케팅도, 시장의 대한 조언도, 한국에 대한 정보도 아니고 케이블을 가져다 주는 일이 었는데(회사가 오금역이라 너무 멀어서 짜증났었음), 오지랖 넓게, 호기심으로 그냥 될때까지 뭐에 홀린듯 반복해서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내가 누군가와 일을 한다면, 방금의 내 모습을 가진 사람이랑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매일, 매순간 이렇게 산다는 뜻은 절대 아님) Job에는 보통 명확한 Job Description이 있어서, 보통 어떤 돈을 받는 만큼의 일만 하면 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과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 회사인, 상사에서는 매 순간 사고가 나고, 그 사고는 대충 계약 다해서 배타고 물건이 이란에서 중국으로 가는데 물건값이 폭락해서 물건을 사는 중국 놈이 만세를 부르고, Unpay를 한다던지, 물건을 싣기로 했는데 물건값이 폭등해서 이란 놈이 갑자기 다른데 판다던지, 물건은 도착했는데 선하증권인 B/L이 안와서 보관료와 부두 이용료 등을 낸다던지, 물건에 하자가 생겨서 물건 값을 못내겠다던지 등이다. 그럴 경우에, 사고를 해결하는 방법은 늘 돈 밖에 없다.

 다만, 담당자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느냐 없냐에 따라서 돈의 규모는 상당히 달라지고, 돈의 규모를 줄이는 과정에서 구매자와 판매자와 강한 신뢰를 쌓을 수도 있다.

 잘 되지 않으려는 문제를 호기심을 가지고, 실제의 책임자(팀장이 될 수도 있고, 임원이 될 수도 있고, 회사 사장이 될 수도 있고, 부서의 담당자일 수도있음)와 실시간으로 혹은 회의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고, 시도해보는 과정을 기꺼이 할 수 있는 사람과 일해야 한다고 느꼈다. 스펙도, 영어 실력도, 외모도, 과거의 취업용 경험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꼈다.(물론 직종마다 다르다. 전문직의 일을 의지만 가지고 할 수는 없으니까))

 어째든, Joris와 통화를 하면서, 이 제품은 반드시 잘 될 제품이라고, 내가 원료의약품 회사에 있을 때 만났던 일본의 상사들에게 이 제품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했고, 내가 워드프레스를 잘하니 한국어로 된 Dividat 홈페이지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물론 자기네 사이트는 있음. http://www.dividat.ch/) 그리고, 아시아에 접근할 수 있는 Marketing Point를 나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Joris가 갑자기 나같은 사람을 찾고 있었다고 하더라.

 기분이 좋았다. 그걸로 내가 고생한 4시간의 일들이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7월 초에 인도네시아로 회사를 위해 몇년간 떠나기(워킹 비자가 나옴) 때문에 내가 Joris와 당장 일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지만, 그냥 해주었던 일에서 많은 생각과 Joris의 따뜻한 제안을 듣는 것만으로 너무 큰 가치가 있었다고 느낀다.

 요새 세상에는 당연히, 보상이 정해지지 않고 명확하지 않다면 일을 하기 어렵지만 때로는 그냥 호기심과 친구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행한 일에서 큰 경험을 얻을 수가 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다시 한 걸음 나아가는 것 같다. 앞으로도 꼭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Dividat 화이팅!

 Joris와 또 Dividat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더욱 자세하게 포스팅을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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