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에서 일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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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서 일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다.

멋진 양복입고 호텔에서 악수하고, 영어로 “비지니스” 를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없다.

때로는 돈을 받기 위해(채권회수) 거래처에 가서 돈을 줄때까지 떼쓰고, 화내고, 싸우고, 드러눕기도 하고, 종이로 된 어음쪼가리를 받기 위해 2시간 운전을 해서 받아오는 일이기도 하고(요새는 많은 부분이 전자어음으로 대체 되어서 옛날보다는 어음을 받으러 가는일이 적어졌다), 거래처와의 거래를 늘리기 위해 거래처의 담보 가치에 대해서 평가하기도 하고(땅이라면 법원 사이트에 가서 매각가율, 감정사의 평가, 용도 등을 확인한다. 외상거래가 많기 때문에 담보의 가치가 높을 수록 거래할 수 있는 양이 많아진다), 새로 시작하는 신규 업체 공장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없어서 바빠보일땐, 양복을 벗고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인도에서 물건이 선적되어서 들어오고 있으면, 제 날짜에 들어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이폰으로 배의 위치를 계속 확인하면서 걱정하기도 하고, 금가격, 구리가격, Crude OIL, 환율, 세계 여러원자재 가격을 매일 확인하고 미래 가격에 대해서 계획을 계속 수정한다.

하루 수십통의 전화에 300원, 400원, 500원 단위의 가격을 주고 받기도 한다.(화학 제품의 경우 300원이라고 이야기한다면, kg당 300원 이라는 뜻. 보통 톤 단위로 거래하기 때문에 300원이라면 1MT에 300,000원 이라는 뜻)

또, 국내와 해외의 이자차이를 이용해서 Financing해서 이자따먹기를 하기도 한다.(우리나라는 지금 은행이자가 낮지만, 러시아는 우리나라 IMF때와 비슷해서 업체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내야 할 은행이자가 엄청나게 높다. 브라질의 경우도 이자가 20%가까이 된다.)

기술력은 있는데 자금이 부족한 업체에는 공장설비를 투자하기도 하고,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현금 순환을 도와주기도 한다. 특허, 공급선, 판매시장, 회사의 회계자료 등을 보고 팀 전체가 이 사업이 채산성(Profitability) 높은지 낮은지 등을 보면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계속 찾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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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는 화성에 공장에 방문했는데 사장님과 직원들이 땀을 뻘뻘흘리면서 일을 하고 계시기에, 나도 양복을 벗고 같이 일을 도와드렸다. 바빠보여서 드럼 옮기는 것을 도와드린건데, 참으로 고마워 하셨다. 끝나고 사장님과 공장사람들과 땀, 먼지범벅 된채 짜장면을 먹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회사원이랍시고 양복만 입고 가서 가격이니 품질이니 경제니 이런말만 들먹이면 재수 없어 보일 수 있다.

상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Money Making을 하는 일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제조업이 더욱 윤활할 수 있게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일이라고 할 수있다.

Indizio님의 글 중 뱅커와 웨이트리스라는 글을 보면 다소 뜨끔 한 내용이 있다. 우리는 굳이 비교하자면 뱅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http://blog.naver.com/indizio/30043858875 <바로가기 클릭

그렇지만, 직접 자금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는 물건을 팔기 위해 끊임없이 비슷한 기능(Function)을 하는 제품 중에 가격이 싸거나, 가격은 비슷하지만 좀더 좋은 기능을 가진 원료를 끊임없이 찾아 다닌다. 제조업이 보다 좋고 저렴한 원료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국가 산업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뿌듯 할때도 있다.

 

아직 만 2년도 안되었지만, 상사에서 일하는 것은 정말 Spectacular 하다. 위에 언급한 일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일들이 있지만, 어쨌든 결론은 하나다. 장사는 정말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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